아이들 클 때 버려지는 유아변기, 향기롭게 변신시켜 보세요~
아기변기를 고를 때부터 마르셀 뒤샹의 샘이란 작품을 염두해두고 화장실변기 실물과 비슷한 걸 골랐었어요.

유아용품이 쌓여가니 이제는 구입 전부터 짧은 사용시기 이후의 쓰임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라구요.
남자아이라 유아변기는 용변이 마려울 때 기저귀에 싸지 않고, 변기에 앉도록 훈련하는 과정에서만 잠깐 필요했어요. 유아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기 시작하니 바로 화장실 변기에 유아커버 얹어 용변을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. 이제 그냥 물만 내리면 끝!
뒤샹이 샘이라면 저는 변기로 화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. 제가 만든 과정을 남겨볼께요~

1. 변기통에 물구멍을 뚫어요. 막힘없이 물이 잘빠지도록 전 물구멍위에 다시 투명아크릴판 조각을 볼트에 끼워 약간의 유격을 두어 끼웠습니다. 화분바닥을 이렇게 만들어 특허를 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, 그냥 물구멍 위에 망이나 작은 조개껍질 하나 덮어두면 될 것 같아요.
2. 물빠짐을 위해 바닥에 세척 건조된 마사토 소립을 조금 깔아주고, 그 위에 분갈이용 흙을 담았어요. 흙은 아이와 식물을 심고 나서 더 담아줄 생각이라 여기까지 준비하고 아이를 데리러 갑니다~

3. 아이와 꽃집을 오가면서 이제 형님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아기변기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아기변기는 화분으로 다시 태어날 거란 얘기를 해주었어요. 그리고 아이가 직접 꽃을 고르고, 계산하게 했답니다. 처음에 화분으로 만들자 할 때는 무조건 안 된다던 아이도 언제 그랬냐는 듯 꽃을 들고 신나게 집으로 뛰어가네요.

4. 모래놀이하던 실력으로 흙을 잘 담아요~^^ 너무나 재밌어하네요♪ 변기통 안에만 흙이 담기기 때문에 작은 화분이예요. 아이가 고른 꽃을 일단 심었지만, 화분과 어울리지 않아 나중에 더 아담한 찔레꽃으로 바꾸었답니다. 먼저 변기커버를 내리고 심어야 했었나.. 나중에 덮자니 자꾸 가시에 찔리네요..
배변훈련 끝에 드디어 꽃이 피었어요. 브라보!!^^

참-!! 처음에 놓쳤던 부분인데 유아변기 커버에 이렇게 튀어나온 부분(빨간색 부분)이 있어 흙 속으로 잘 들어가지 않았어요. 그래서 다시 심기 전에 미끄러지지 않는 장갑을 착용하고, 커터칼로 연필 깎듯이 조금씩 깎아내니 쉽게 제거되었어요.

그냥 이대로 베란다 타일위에 두어도 보기 좋은 것을.. 굳이 또 화분받침을 찾은 이유는 뭘까요..? 밝은 계열의 타일과 틈새에 흙물이 드는 게 싫더라구요. 마침 사이즈가 딱 맞겠다 싶은 타원형 물받이 받침이 보여 구입했는데 뒷부분이 들어가질 않더라구요 -_-; 으음
이제 받침에 올려두기만 하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..
다시 투명 아크릴 판을 잘라 가운데 물구멍을 내고, 물받침대에 올려 나사로 고정시킨 후 화분을 올려두었네요.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됬겠냐?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, 과연???
굳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. 바퀴가 있어 이리저리 이동은 편한데 화분자체가 작고 가벼워 그냥 손으로 들기도 무리가 없고, 금방 배수가 되어 베란다에서 물을 준 후 받침에 올려두니 아래로 물이 거의 떨어지지도 않더라고요^^;
생활 속에서 아이와 함께 즐거운 미술시간을 가져보려고, 이제 막 작은 꽃 한 송이 심고 갑니다. 처음이라 어색하더라도 많은 이용바랍니다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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